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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본질과 구조조정, 갈림길에 서있는 대학

기사승인 2020.04.27  1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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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의 본질을 잃지 않고 산업트랜드 변화에 맞춰 대학 교육과정 재편해야”

  요즈음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들이 내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미래의 산업수요의 변화에 발맞추어 대학들이 입학인원을 감축하고 학과를 폐지하거나 통합하는 구조조정의 과정에서 학교당국과 내부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아마 이런 문제가 일어나는 데는 두 개의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 하나는 우리나라의 학령인구가 과거의 연 60만 명 전후에서 다가오는 2020년 이후에는 30만 명 이하로 급감한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학령인구 감소로 멀지 않은 미래에 다가올 대학들의 혼란과 어려움을 조기에 진화하겠다는 목적으로 교육부가 ACE, CL, CORE, PRIME 등의 다양한 이름을 걸어 시행하고 있는 대학 재정지원 사업에 적지 않은 지원금으로 대학들로 하여금 스스로 구조조정과 입학인원 감축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학령인구가 2018년 이후 급감하는 것은 1997년 가을에 발생한 경제위기가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1960년대 이후로 지속적인 성장을 구가하던 한국경제가 급정거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국민들이 어려워진 경제현실을 겪으면서 출산율이 급감하였고, 경제위기가 발생한지 20년이 가까운 지금까지도 저 출산 현상은 점차 심화되어 장기적으로 국가적인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필자가 다니던 1970년대에 비교하면 지금의 대학입학정원이 10배 이상 급증하였고, 우리 캠퍼스가 개교한 직후인 1980년대 초반에 비해서도 3배 이상 증가하였다고 한다. 이와 같이 대학의 문턱이 극적으로 낮아진 것은 국민들 소득수준의 상승으로 고등교육의 수요가 증가함에 다라 정부가 대학의 입학인원을 확대해주고 새로운 대학의 설립을 적극적으로 유도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특정한 지역에 대학을 신설하는 것이 대선과 총선의 선거공약이 되기도 하고, 대학도 장기적인 산업 트렌드 변화에 대한 심각한 고민도 없이 수익성이 좋은 학과를 주로 신설하여 현재에 다다른 것이다.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대학들은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현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는 학과의 교수와 학생이 학과의 폐지나 통합에 반대하는 가장 큰 명분은 대체로 구조조정이 대학의 본질을 훼손한다는 것이고, 팍팍한 재정으로 대학의 살림을 책임져야 하는 재단과 학교당국은 교육부가 구조조정의 대가로 주겠다는 적지 않은 지원금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이 선택은 두 가지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 하나는 다가올 역경을 극복하겠다는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대학의 본질에 충실 하는 것이며, 산업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대학 내 전공과 교육과정을 재편하는 구조조정에 앞장서서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것이 또 다른 방법일 것이다.

  우리 캠퍼스도 얼마 전에 PRIME사업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 내용이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기존 학과를 유지하면서 두 개의 학과를 신설하는 것인데, 이 계획은 대학의 본질에 충실 하는 것도 아니며 교육부가 요구하는 구조조정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당락의 여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지금 필자는 답답하고 착잡한 마음을 급할 수가 없다.

 

이시영 교수
사회과학대학
글로벌경제통상학부

 

동대신문 press@dongguk.ac.kr

<저작권자 © 동대신문 경주캠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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