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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언무근수(知言無根樹)에 대한 이야기

기사승인 2020.07.09  13: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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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기팔괴’ 중 지언무근수에 대한 이야기

▲ 평생교육원 강사 최호택

  신라에 ‘삼기팔괴’라고 해서, 세 가지 기이한 물건과 여덟 가지 괴상한 자연현상이 있었다고 한다. 삼기(三奇)란 세 가지 기이한 것으로, 금척(金尺) 즉 금으로 된 자와 옥적, 즉 만파식적과 에밀레종 즉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鍾)을 말한다. 그리고 팔괴(八魁)란 괴상한 자연현상에 근거한 것으로, 계림황엽(鷄林黃葉), 금장낙안(金丈落雁), 나원백탑(羅原白塔), 남산부석(南山浮石), 문천도사(蚊川倒砂), 백률송순(栢松栗筍), 불국영지(佛國影池), 선도효색(仙桃曉色)이 거기에 속한다. 그런데 옛 문헌에 삼기팔괴를 확정지어 기록해 둔 것이 없으므로, 견해의 차이가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삼기에서 에밀레종 대신 선덕여왕의 돋보기로 알려준 화주(火珠)를 넣는가 하면, 팔괴에서도 나원백탑이나 선도효색대신 금오만하(金鰲晩霞)나 지언무근수(知言無根樹)를 포함시키기도 한다.

  다른 것은 많이 알려져 있으므로 생략하고, 여기서는 ‘지언무근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지금은 경주시 충효동에 ‘알마을’이라는 동리가 있다. 경주대학교로 가는 고개를 넘기 전에 새로 지은 경주중앙교회 건너편에 있는 마을이다. 신라시대 어떤 오누이가 여름날 모시옷을 입고 외출을 하다가 이 마을 앞에서 갑자기 소나기를 만나 옷이 흠뻑 젖고 말았다. 장성한 여동생의 모습을 본 오빠가 갑자기 치솟는 욕정을 참을 수 없어 동생을 앞세워 보낸 뒤 바위 위에서 자해행위를 하여 죽고 말았다. 동생에 대한 욕정을 자책하며 자신의 남근(男根)을 칼돌로 주워 찍었던 것이다. 뒤돌아보아도 오지 않는 오빠를 찾아 다시 돌아와 보니, 오빠는 피투성이가 되어 죽어 있었다. 그것을 본 동생이 오빠의 심정을 ‘알았더라면’ 하면서 울고 지나간 마을이라고 해서 ‘알말’이라고 하는데, 이를 한자로 표기하다보니 알(知)말(言)을 사용해서 ‘알말’이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 뿌리가 없는 나무가 있었다니 괴이한 일이라고 하겠다. 그래서 필자는 이렇게 적어보았다.

알말이 지닌 전설 아는 이 점점 없네
이곳에 뿌리 없는 나무가 있었단다
고개 위 서낭당 나무 신작로가 삼켰네

 

한여름 오누이가 먼 길을 떠났는데
퍼부은 소나기가 문제를 일으켰네
모시옷 속살을 보고 사나이가 돌았대

 

누이를 앞세우고 뒤쳐진 사나이는
바위에 남근(男根)놓고 칼돌로 찍었구나
그 피가 땅에 떨어져 무근수(無根樹)로 자랐대

 

보아도 또 보아도 오지 않는 오빠 찾아
뒤돌아 와서 보니 오빠가 죽어 있네
알리지 알리지 하고 울며불며 떠났대

 

나무도 바윗돌도 다 없어졌지마는
오늘도 이곳 이름 ‘알말’이락 하는 것은
그나마 슬픈사연 전해주고 있구려

 

 

동대신문 dgumedia@naver.com

<저작권자 © 동대신문 경주캠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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