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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은 불성 지닌 평등한 존재

기사승인 2020.11.17  16: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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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보신문 임은호 기자

부처님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이 불성을 지닌 평등한 존재임을 선언했으며 승가를 통해 평등공동체를 실현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평등에 대한 이야기는 수많은 불경과 논서들에서 찾을 수 있지만 부처님께서 똥을 치우는 최하층 천민 니제(尼提)를 위해 설하신 평등법문이 대표적이다.

“나는 어진 왕들만 아니라 천민들도 제도하며, 나는 큰 부자들만 아니라 가난한 이들도 제도하며……나는 남자만 아니라 여자를 위해 법을 설하며, 나는 나이든 장로만 아니라 7살 아이를 위해 법을 설하며……나는 정숙한 귀부인만 아니라 사창가 여인을 위해서도 차별 없이 법을 설하오.”

진리 앞에 어떤 차별도 있을 수 없으며 누구든 정진해 최상의 행복에 이를 수 있다는 위대한 선언이었다. 니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출가했고 곧 아라한이 됐다. 똥지게꾼 니제가 비구가 됐다는 소식은 왕에게까지 전해졌다. 왕은 하천한 자의 출가를 막기 위해 기원정사로 향했다. 하지만 기원정사에 도착했을 때 마주친 기품 있는 이가 니제였음을 알게 된 왕은 그의 발에 존경의 예를 올리게 된다. 고대 계급사회 최고 권력자인 왕이 천민 출신 비구에게 절한 것은 일대 사건이었다. 마명 스님이 편찬한 ‘대장엄론경’ 속에 있는 니제(尼提) 이야기는 1900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날에도 평등사상의 성전이 되기에 충분하다.

장혜영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 10인이 6월,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다. 차별금지법은 2007년 정부 발의로 첫 상정된 후 6차례 입법 시도가 이어졌지만 일부 보수 및 개신교계의 반대로 매번 무산됐다. 차별금지법은 성별, 성정체성, 장애, 병력, 외모, 나이, 출신 국가, 피부색, 언어, 성지향성, 고용형태, 가족형태, 학력 등을 이유로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과 혐오를 금지하는 법률이다. 현재 OECD 36개국 중에 한국과 일본만이 유일하게 포괄적 법률을 채택하지 못하고 있다. 차별을 규제하는 개별법은 있지만 현존하는 개별 차별금지법만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차별문제를 해소하기엔 불가능하다. 이러한 부분들은 바로 차별로 이어지고 때로는 혐오로 이어지고 사회적으로 학습돼진다.

불교계에서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 스님)가 법 제정을 위한 행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2년 발족 초기부터 노동자, 빈곤자,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 등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계층을 위한 사회활동을 실천하고 있는 사회노동위원회는 올해 1월16일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무기한 기도회’를 입재하고 국회와 여야당사 앞에서 오체투지를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도심 스님)도 최근 불교계 내외 차별인식을 향상하고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불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용 소책자 ‘평등을 실천하는 희망의 가르침, 불교’를 발간하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

생명권인 인권은 우리 모두에게 내재돼 있는 불성과 같은 것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에서 불교계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적극 나서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사회 약자들 편에서 세상을 공정하고 공의롭게 만들고 대사회적인 담론을 이끌어가는 불교에 거는 기대가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관습을 타파하는 불편함이 있기는 하겠지만 법의 근본 뜻이 현재화 된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도록 불자들도 더욱 앞장서야하지 않을까? 지구촌이 공생하는 세계일화(世界一花)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동대신문 dgumedia@naver.com

<저작권자 © 동대신문 경주캠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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