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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아닌 나부터

기사승인 2020.12.29  10: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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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삼성암 총무 명경스님

얼마 전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아는 지인으로부터 “젊은 청년이 실직을 했는데, 절에서 자리가 나면 알려달라”라는 것이었다. 전화 통화를 한 후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알겠다”라고 답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서 우리 사회가 많이 변해가는 것 같다. 전반적으로 사회 경제 문화 모든 면에서 너무나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사찰도 그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젊은 청년에게는 ‘희망’이라는 것을 잃어버리게 하고 싶지 않아서 지인의 부탁을 들어주려 한다.

 

왜 우리는 지금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일까? 불교에서는 ‘인과업’을 이야기한다. 내 스스로의 행위로 인해서 그 결과물은 나에게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짧은 시간 동안 굉장한 발전을 이루었다. 경제, 사회, 문화 등등 모든 면에서 놀라울 정도의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잠시 멈춰 뒤돌아보면 환경오염, 자연훼손, 인권유린, 동물 학대 등 수많은 문제가 넘쳐흘렀다. 누구나 ‘나는 안 했는데’, ‘내가 한 것이 아닌데’라고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은 모든 것들이 ‘인과’라는 연결고리에 걸려있다. 나 또한 예외일 수는 없다. 그것이 바로 ‘공업중생’인 것이다. 내가 모르는 사이 행해지는 행위 하나하나가 우리 모두라는 연결고리에 걸려 있어 나의 잘못이 아닌 것이 없다. 지금은 이러한 결과물들이 전쟁이나 가난, 질병, 자연재해로 돌아오는 시대가 아닌가 싶다.

 

불교에서는 ‘오탁악세’라는 말이 있다. 말법시대에 나타나는 5종의 혼탁을 말하는데, ▲전쟁 ▲전염병 ▲기근 ▲그릇된 사상과 견해 ▲개인의 분노와 탐욕 ▲사회악의 증가 ▲수명의 단축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것들이 지금 우리의 삶 속에 너무나도 밀접하게 벌어지고 있는 문제인 것이다. 그 때문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인간을 향한 공격도 공업중생의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그럼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인가? 있다! 아니, 없더라도 만들어 내야 한다.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손과 생활공간의 소독 등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방역수칙 준수는 기본이다.

 

글을 쓰는 필자는 부처님의 제자여서 이런 생각을 한다. 모두가 착해지려 노력해야 한다. 즉 자비심을 일으키고 스스로 맑고 부드러운 마음을 내야 한다. 어떤 영화에서 나온 노스님과 젊은 수행자의 대화가 생각난다. 젊은 수행자가 노스님에게 “어떻게 해야 이 세상을 밝고 부드럽게 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을 한다.

이에 노스님은 “온 세상이 부드러워지려면 지구 전체에 부드러운 가죽을 덮어야하나? 아니다, 자네가 부드러운 가죽 신발을 신으면 가는 곳마다 부드러울 것이다.”라고 대답한다. 맞다. 지금 우리 앞에 벌어지는 공업의 결과물들은 누구의 탓을 할 것이 아니다. 누구의 탓도 아니다. 모두가 좋은 말을 하고,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행위를 해야 한다. 자비심을 갖고 스스로 착해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한 마음과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세상이 밝고 부드러워질 것이다. 마스크를 안 쓴 사람에게 비난과 폭력보다 마스크 한 장을 건네주고 힘들어하는 서로를 위해 배려해 주고 양보해 주는 미덕을 보여야 모두가 오탁악세에서 벗어나고,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절에 가면 ‘조고각하(照顧脚下)’라는 글이 있다. 이 순간 우리가 되새겨 봐야 하는 글이 아닌가 한다. 

동대신문 dgumedia@naver.com

<저작권자 © 동대신문 경주캠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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