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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답

기사승인 2021.01.25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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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성 (포항공과대학교 교수)

우리는 초등학교 입학 후 1 다음의 수는 2라고 배웠습니다. 틀린 이야기가 있을 리가 없다고 믿는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뒤 1 다음의 수는 2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1과 2 사이에는 1.5도 있고 1.83과 같은 수도 존재합니다. 이것 역시 교과서를 통해 배웠습니다. 나중에는 1과 2 사이에는 유리수 외에 무리수라는 것도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중학생 때는 제곱해서 음이 되는 수가 없다고 배웠는데, 고등학생이 되면 허수라는 게 나옵니다. 물론 선택과목에 따라 허수를 모르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하는데, 허수를 제곱하면 음수가 나옵니다. 즉 허수라는 걸 알고 있는 고등학생이 중학교 수학 시험을 봤다면, 제곱해서 음이 되는 수가 있는지를 묻는 문제를 틀렸을지 모릅니다. 당연히 중학교 시험에서는 그런 수는 없다는 것이 정답입니다. 고등학교 시험에서는 있다고 답해야 하고요. 과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지금 알고 있는 지식이라는 건 최근 몇 년 사이에 축적된 것이 아닙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조금씩 알게 된 지식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에 이른 것입니다. 그래서 교과서는 아주 오래 전의 과거에서 시작합니다. 인류가 세상을 아주 조금 이해하고 있을 때의 지식부터 가르칩니다.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180도라고 알고 있다면, 그건 내각의 합이 180도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기 이전 시대의 지식을 가르치는 교과과정까지만 배운 것입니다. 네, 삼각형 내각의 합은 180도인 건, 특별한 경우에만 성립합니다.

뉴턴이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며 중력을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100여년 전 아인슈타인이 나타나서, 뉴턴의 법칙이 항상 옳지 않다는 것을 상대성이론을 통해 알립니다. 가령 빛의 속도에 가까운 빠른 속도로 운동할 때는 뉴턴의 이론이 잘 맞지 않습니다. 즉 중학교 정도에서 배우는 교과서는 아인슈타인이 나타나기 이전의 최신 지식을 다루는 셈입니다. 물론 아인슈타인의 이론도 틀린 게 있습니다. 가령 아인슈타인은 “신은 주사위로 장난을 하지 않는다”며 양자역학을 부정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주변의 많은 전자제품은 양자역학 없이는 만들어지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학문을 탐구하는 현장에서는, 그동안 옳다고 믿었던 많은 법칙과 이론의 오류를 발견하고 수정하며, 새로운 이론이 과거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리 생각하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교과서의 내용은 수백 년 뒤 완전히 새로운 이론으로 대체되어 사라져 버릴지 모릅니다. 즉 오랜 시간동안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도 절대적인 진리라는 걸 찾는 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대학에서 추구하는, 그리고 결국 세상을 살아가며 추구하는 것이 바로 이런 끝없는 긴 여정의 길을 가고 있는 것입니다. 지향하는 곳으로 아주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만 결코 도달할 수는 없는, 그래서 계속 정진해야 하는 게 우리의 숙명일지 모릅니다.

다시 교과서로 돌아가 봅시다. 이제 교과서를 보면서, 과연 이 내용이 정말 결점 없는 절대 진리인지 “의심”하고 “의문”을 던져봅시다. 비단 교과서뿐 아니라 주변의 사물과 현상을 보며, 뉴스를 보면서 의심과 의문을 가져봅시다. 교과서라는 틀에 박힌 정답만을 적어야했던 시절을 넘어서서, 여러분의 생각의 폭을 넓혀 본격적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할 때가 왔습니다.

동대신문 dgumedia@naver.com

<저작권자 © 동대신문 경주캠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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