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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박물관 특별전과 쿠시나메

기사승인 2021.11.25  15:5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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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면으로 보는 숨겨진 경주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고대 한국의 외래계 문물 – 다름이 만든 다양성

▲ 쿠시나메 다큐멘터리 화면 캡쳐.

2014년 한권의 책이 한국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2009년 영국국립도서관에서 한권의 필사본이 발견되어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연구팀과 이란, 영국 등 관계국 학자들의 공동연구와 해석을 통해 2014년 펴낸 것이 바로 ‘쿠시나메’라는 이란의 서사시이다.

정확히 역사서라기보다는 판타지 역사소설에 가깝다고 판단되는 쿠시나메의 주요 내용을 보면 조로아스터교를 믿던 사산조 페르시아가 아랍인의 이슬람 제국 침입으로 망하자 페르시아의 왕세자 아비틴이 도망쳐서 당나라로 망명한다.

그러나 당나라가 한창 서쪽으로 정복전쟁을 펼치던 시기라 망명한 페르시아인들의 안전이 위협받자 주변국 마친왕의 주선으로 아비틴은 다시 신라로 망명한다. 신라왕 타이후르의 환대 속에 아비틴은 신라에 폴로 경기를 전파하고 사냥을 즐기기도 했다. 이후 신라에 침략해 온 중국군의 침략을 아비틴의 페르시아 군대와 간신히 막아낸다.

전쟁 후 신라로 돌아온 아비틴은 신라 공주 프라랑과 결혼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던 가운데 공주가 아들까지 임신했다. 그런 어느 날 꿈에 “그대의 아들이 아랍의 폭정자 자하크를 물리치고 멸망한 페르시아를 위해 복수하리라.”라고 신이 나타나 계시했다. 이에 아비틴은 아내 프라랑과 함께 페르시아로 귀국한다.

▲ 쿠시나메를 소재로한 정동극장의 ‘바실라’ 공연 포스터.

 페르시아에 온 프라랑이 아들을 낳았으니 이름을 페레이둔이라 했다. 그러나 아비틴은 자하크에게 잡혀 곧 처형당하고 말았으나 훗날 아들 페레이둔은 원수 자하크를 철끈으로 묶고 그의 군대를 물리쳐 페르시아의 구국영웅이 되었다.

페레이둔은 이 소식을 외조부인 신라 왕 타이후르에게 보냈으나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고 왕위를 이어받은 아들 가람에게 전달되었다. 페르시아 왕 페레이둔과 외삼촌인 신라왕 가람의 우정과 친선은 대를 이어 계속되었다는 이야기가 쿠시나메의 주요 줄거리이다.

이 쿠시나메를 극으로 꾸민 정동극장의 ‘바실라’라는 공연이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 상시공연 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 유독 주목받는 유물이 국립경주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일제강점기 발굴된 구정동방형분(사적)을 1964년 정비하는 과정에서 무덤의 모서리 기둥이 발견되었는데 여기에 서역인상과 사자상이 새겨져 있는 것이다.

▲ 구정동방형분 모서리 기둥 서역인 조각. 손에 폴로 스틱으로 보이는 물건을 쥐고 있다.

원성왕릉(일명 괘릉)과 흥덕왕릉에서 보이는 서역인상과 사자상으로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인정받는 이 기둥 돌은 쇠몽둥이 같은 것을 손에 쥐고 있는 원성왕릉과 흥덕왕릉의 서역인상과 달리 폴로 스틱으로 보이는 물건을 쥐고 있었는데 신라왕과 폴로를 즐겼다는 내용의 쿠시나메가 사실이 아니냐는 일부 의견과 사실이 아니다하더라도 1,500년 전 신라와 페르시아가 교역을 했으며 일부 페르시아인들이 신라에 정착했음을 증명하는 유물이라는 의견이 인정받고 있다.

이 같이 1,500년 전 신라는 동북아에 있던 조그마한 나라가 아니라 페르시아는 물론 지구 반대편 로마까지 교역을 하던 나라였음이 경주시내 대형고분인 돌무지덧널 무덤들에서 증명되고 있다. 천마총 출토 로만글라스(유리컵), 황남대총 출토 유리병과 계림로 출토 황금보검 등은 당시 신라의 유물이 아니라 수입품 혹은 교역품인 것이다.

이러한 유물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있다. 지난 11월24일(수)부터 오는 2022년 3월20일(일)까지 ‘고대 한국의 외래계 유물 – 다름이 만든 다양성’이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는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이 그 것이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노동자, 고려인(사할린) 동포, 외국에서 온 유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고 있는 여기 경주에서 다름이 만든 다양성을 통해 경주의 새로운 길, 청년들의 다양한 삶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문화유산해설사

신라마을 대표

이 진 호

▲ (좌) 계림로 출토 황금보검. / (중) 식리총 금동신발 무늬. / (우)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포스터.

동대신문 dgumedia@naver.com

<저작권자 © 동대신문 경주캠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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